Tesla / 테슬라

  1. 뭐 하는 회사?

테슬라는 ‘스마트 모빌리티 회사’다.

‘전기차’ 만드는 회사로 오해들을 하는데, 그건 회사가 꿈꾸는 제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HW가 ‘전기차’ 라서 그런거지 ‘전기차’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뭐랄까, 마치 애플이 ‘터치스크린폰’ 만드는 회사라 그러는거랑 비슷하다고나 할까?

스마트폰 초창기 시절 여러 논쟁이 많았었다. 블랙베리처럼 키보드가 필요하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화면을 스크롤 할 수 있는 볼이 달려야 한다, 터치스크린도 감압식이냐 정전식이냐 등등. 그런데, 그런 HW 적인 특성이 스마트폰의 핵심이었던가?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썼기 때문에, 와이파이가 되어서 아이폰이 성공한건가? 아이폰은 스마트폰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HW와 SW를 활용했을 뿐 특정 HW 나 SW 하나 때문에 성공한 제품이 아니다. (사실 깨놓고 이야기해서 아이폰의 스펙이 동종의 여타 안드로이드폰들에 비해 그닥 뛰어나지 않다. 그리고 아이폰 이전에 나왔던 PDA폰들도 터치스크린에 와이파이가 되었었다.)

어쨓든, 테슬라는 현재 존재하는 지구상의 모든 모빌리티 회사 중 가장 스마트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주차장에서 스스로 호출받고 내 앞으로 오기도 하고, 자율 주행은 물론이고, 유지 관리비도 저렴하다. 충돌 테스트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은 만큼 안전하기도 하다. 그러니 사람들이 이 제품을 안좋아할 수 가 없을 것 같고, 그래서 미래가 밝아 보인다.

게다가, 굳이 이 회사를 모빌리티 회사라고 정의한 이유는 자동차에 한정되지 않을 기업이라서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이야기 됐는데 호버크래프트라든지 전기 비행기 같은 것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는터라 전기차 회사라고만 부르기에는 너무 좁은 시각인 것 같아서 …

2. TAM (Total Accessible Market)

그렇다면, 테슬라가 먹을 수 있는 시장은 어느 정도 규모일까? 대략 $8.8조 달러!

일단, 자동차(승용차, 상용차) 시장이 있을테다. 연간 생산대수 약 1억대(OICA 기준 2018년 9,500만대수준인데, 대충..). 1대당 단가 2천만원 계산하면 대략 $2조 규모 시장 되시겠다. (물론 테슬라의 대당 단가는 훨~씬 비싸다. 모델S나 X는 1억원대, 모델3 이나 Y 도 4천만원부터 시작이다. 게다가 자동차 생산 대수가 2억대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하지 않았다. 계산은 언제나 보수적으로!!)

출처 : https://twitter.com/jpr007/status/1302813798311407618?s=20

‘스마트 모빌리티 회사’라고 규정을 했으니 단순히 자동차만 판매할리가 없지 않겠는가. 운수업이라고 해야하나? 물건이나 사람이 움직일때 발생하는 서비스 시장 규모는 그보다 훨~씬 크다. 한국의 운송업 산업 규모가 대략 150조원 규모. 우리나라 GDP 가 약 $1.5조 달러. 대충 8% 언저리 인데, 미국도 GDP 대비 9% 정도 수준이다. 고로 전세계 GDP 가 약 $85조 규모이니 8% 감안하면 $6.8조 시장 되시겠다.

시장점유율 1%당 $88 bn 매출이다. 2019년 테슬라 매출이 $24.6 bn 이니, 고작 0.28% 에 불과하다. 센터플(100x) 성장, 가능해보이지 않는가?

3. 경쟁력

시장이 충분히 큰건 알겠는데, 과연 테슬라가 그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만큼 경쟁력이 있을까? 여기서부터가 앞으로 수년 또는 10년이상 계속 고민하고 또 공부하면서 점검해야하는 부분이다. 시장은 충분히 크지만 회사가 경쟁력을 상실하면 탈락할 수 밖에.

  • 스마트

테슬라가 단순히 ‘전기차’라서 팔리는게 아니라고 서두에 밝혔었다. ‘스마트’ 모빌리티이기 때문에 판매가 되는건데 뭘 보고 ‘스마트’하다고 할까? 한두가지가 아니니 모든걸 다 나열할수는 없는거고, 2020년까지 보여진 기능만 가지고 이야기해보자면…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인다. (이미 자율 주행 기능 구현은 끝난 상태고 규제당국의 허가 문제로 이게 언제 서비스될지가 미지수.) 고속도로 자율주행이야 이미 오래전부터 구현되었던거고, 주차장에 주차된 차를 내가 있는 곳 까지 호출하는 기능도 있다. 신호등을 인식하고 스스로 운전하는 기능이 조만간 탑재될 예정이다.

알아서 맞춰준다. 딱히 뭐라 부르기 애매한 기능인데, 예를들어 나의 출퇴근 시간이 학습되면 그 시간즈음에 알아서 차 온도를 맞춰준다든지, 고속도로에서는 서스펜션을 낮게, 국도에서는 높게 설정하는게 학습이 되면 그 지점쯤 가면 설정을 바꾸지 않아도 알아서 서스펜션이 조절되는 것 같은, 사소하지만 똑똑한 자동차 스러운 기능이 있다.

갈수록 좋아진다. 이게 현재 다른 자동차들과 가장 큰 차이점인거 같은데, 통상 차를 새로 사면 그때부터 내가 산 차는 상대적으로 점점 성능이 나빠지게 된다. 내가 살때는 없던 기능들이 추가되고 옵션도 다양해지고 차도 더 좋아지고 그러는게 일반적인데, 테슬라는 OTA(Over The Air)를 통해 이미 판매된 차량도 계속 성능이 개선된다. 예를들어 사용자들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서 보다 에너지 효율성을 끌어올려 주행거리가 늘어난다든지, 충전하기 전 미리 배터리를 예열해서 충전 시간을 현저히 줄여주는 등 성능 개선을 이미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들도 SW 업데이트만으로 새차와 같은 성능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 가격 경쟁력

기능도 좋은데, 가격까지도 저렴해지고 있다.

공정 혁신. 혁신이라기보다, 여기서 테슬라가 ‘전기차’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드러난다. 모두가 다 아는바와 같이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약 3만 가지의 부품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기차’가 되면 구조가 극단적으로 단순해진다. 대략 1만 가지 부품이내로 가지수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파워트레인만 놓고 보면 80% 정도 부품수가 줄어든다고 한다. 그런데, 테슬라가 하는 짓을 보자면 부품이 더 많이, 단순해질 수 있어 보인다. 예를들어, 모델3 뒷 좌석 차체 하부는 70개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모델Y로 넘어가면서 조각이 2개(궁극적으로는 1개로 간단다)로 줄어들었다.

더군다나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테슬라 공장은 GM-도요타 협업으로 많이 알려진 NUMMI(New United Motor Manufacturing, Inc.) 공장을 인수해서 사용 중이다. 그러다보니 기존 자동차 생산에 맞게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테슬라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았다. 반면, 중국에 건설한 신규 공장의 경우 테슬라에 맞춤형으로 제작된 공장이라 위성으로 찍은 사진만 봐도 굉장히 효율적으로 지어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테슬라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 / 출처: 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 중국 상해 기가펙토리 / 출처: 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가 자기와 맞지 않는 NUMMI를 인수했던 이유는,, 사실 돈이 없어서였다. 한때 경영학 교과서에서 미국 기업에 일본 경영 방식이 접목되어 성공한 사례로 회자되던 NUMMI는 금융위기 여파로 GM이 파산하고, 도요타도 급발진 사고 여파로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공장 묻을 닫을 쳐지가 되었었다. 당시 직원들이 모두 해고되게 생겨서 캘리포니아 주에서 고용 승계하는 조건으로 싸게 공장을 넘겨 받을 수 있게 해줬고, 테슬라는 공장 부지 확보도 필요했지만 그 안에 있는 자동화 로봇들이 탐이나서 덜컥 인수해버렸었다. 그게 4,200만 달러였는데, 그 돈 조차 없어서 도요타가 지분 투자해준 돈으로 조달했었다. 이 공장이 나중에 모델3 양산할때 기대했던 생산성이 안나와서 일론 머스크가 공장 한켠에 간이 침대 가져다 놓고 공장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공정 개선을 하게 된다는.

소품종 대량생산. 제품이 많지 않은 것도 굉장한 강점이다. 테슬라가 생산하는 제품은 모델 S, 3(세단), 모델X, Y(SUV), Semi(트레일러), CyberTruck(픽업트럭) 정도다. (아, 물론 4륜 오토바이 ATV 나 아직 공개는 안됐지만 언젠가는 만들꺼라고 한 호버크래프트, 전기 비행기도 있긴한데 현재까지 양산 일정이 잡힌건 6개 제품). 포드가 모델T 만들어서 자동차 가격을 급격히 낮췄던 것처럼 테슬라도 생산대수가 늘어나면 더 가격이 낮아질 수 있어 보인다.

테슬라 가격 정책이 워낙 자주 변경되서, 매장 직원들에게 물어봐도 정확한 가격은 찍어봐야 안다고 하더라.

저렴한 유지비용. 부품수가 적다보니 A/S도 좀더 쉬울테다. 기계 장치가 아닌 전자 장치로 바뀌면서 마모에 따른 A/S도 줄테니(엔진오일 교환이 필요 없다) 유지 비용이 자연스럽게 줄어들테다. 에너지 효율성도 좋아서 연료비도 적게 들어가니, 차량 구매가격 뿐만 아니라 그 이후 발생하는 비용까지 모두 감안한 가격은 더 저렴할 수 밖에.

돈 벌어오는 자동차, 비용이 아닌 자산. 워렌 버핏은 싸고려 중고차를 몰고 다닌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비용이기 때문에(새차를 사는 순간 중고차가 되면서 가격이 하락한다) 비싼 자동차는 낭비라는 생각. 자산은 시간이 지나면 불어나지면 비용은 사라지는 돈이기 때문에 최대한 적게 지출하는게 투자의 기본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그런 비용 덩어리가 돈을 벌어오는 자산으로 바뀐다면? 내가 안 쓰는 동안 내 차가 나가서 돈을 벌어온다면, 과연 이 자동차는 사자마자 중고차 가격으로 하락할까?

위에서 언급한대로, 이미 테슬라는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는 마친상태다. 좀더 많은 데이터가 모이면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한 자율 주행이 가능해지겠지만 지금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규제 당국이 허가를 안내줄꺼라서 언제 시작될지는 모르겠지만, 로보택시(자율주행하는 우버)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대충 계산이긴 하지만, 일론 머스크 주장대로면 3년이면 자동차 구매 가격만큼 내 차가 돈을 벌어온다는.

4. 리스크

세상에 리스크 없는 투자가 어디있겠는가.

돈이 없어서 회사가 망하느니 하는건 리스크가 아니다. 그건 모델3 양산이 안되었으면 모를까, 양산이 되어버린 이상 더 이상 돈이 없어서 망할 회사는 아니다.

그보다는 일론 머스크가 가장 큰 리스크다. 좋은 의미로는 이 몽상가이자 워커홀릭이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순간, 회사의 앞날이 어두워진다. 아직도 사람들이 알지못하지만 새롭고도 재밌는 제품, 서비스가 많을텐데 그것들을 구경하지 못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슬픈일인가. 나쁜 의미로는 워낙 자기만의 세계가 강한 사람이라 말에 실수가 많다. 특히나 SNS 상에 글 잘못올려서 여러 번 고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SNS 를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2대 주주인 baillie gifford가 좀 조용히 있으라 그랬겠는가.

HW나 SW 모든 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기에 경쟁사 걱정은 아직할 상황은 아닌 것 같고. (Ex, 배터리 성능, 주행거리, 자율주행 등)

다른 리스크는 생각나면 그때가서 추가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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